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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러기라이프/꾸럭's 여행일지

죽을 뻔 했던 한여름의 한라산 후기 1 (feat.1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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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백록담

 

 

20살 이후로 산이라고는 대학 언덕을 산으로 여기며 다닌게 전부였는데 어쩌다보니 첫 등산이 한라산이 됐다.

제주도 한달살이가 버킷리스트라던 친구가

작년 8월, 그 버킷리스트를 이룬 덕분에..

 

 

사실 오늘도 또타벅스 게시글을 쓸까 고민했지만 그러면 내 블로그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서 뭘 올려야 사람들이 재밌게 보러 올까 열심히 뒤적거리다가 겨우 찾은 나의 여행기! 나의 소재!

 

 

제주 여행 필수 코스 한라산 관음사코스 등반

 

 

빗길운전조심

 

새벽 4시쯤 겨우 일어나 얼려놓은 물을 챙기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서 출발했다.

사실 나나 친구나 등산의 'ㄷ'도 몰라서 뭐가 필요한지 몰라서 그냥 모르는 채로 갔는데..

혹시 한라산 등반을 계획하고 찾아보던 중에 내 게시글을 보게 된거라면 꼭 먹을거 많이 챙겨가기..

초심자라면 진짜 꼭.. 물 많이....

 

 

 

 

 

새벽에 비가 조금씩 와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도착할 무렵엔 하늘이 갰다.

나는 일몰로 물든 구름만 예쁜 줄 알았더니 일출로 물든 구름을 보는 것도 절경이었다.

 

 

 

 

 

비가 오면 고이는 웅덩이에 비치는 하늘을 보며

이렇게 보는 하늘도 제법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비가 한번 내리고 나니 더운 기운이 가셔서 좋기도 했다. 

물론 비오는 중은 싫다.

 

 

 

 

 

혹시 물이라든지 김밥이라든지 기타 식량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꼭 여기라도 들리길 바란다.

사람이 괜히 '밥심'을 논하는게 아니다.

 

내 기준 필수 준비물은 얼린 물 + 김밥 정도인데 

나는 여름에 가서 팔토시, 모자도 준비했었다. 간식도 준비하면 좋을 듯.

아, 진짜 필수 준비물은 '등산스틱'이다. 

네발짐승이 되고 싶지 않다면 등산스틱은 정말 필수다.. 

 

'관음사'를 다시 보니 정말 킹받는다. 

관음사 코스를 가려면.. 등산 많이 안해본 사람은 정말.. 준비 많이 하고 가길 바란다..

아 물론 초심자 얘기(내 얘기)

 

 

 

 

 

오전 5:58분에 등반을 시작했다.

아, 한라산은 그냥 아무렇게나 갈 수 없고 예약을 통해서만 갈 수 있는데

www.jeju.go.kr   (한라산국립공원)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왕복 평균 8시간이라 들어서 아 그럼 초보인 나는 10시간은 걸릴 수도 있겠다 생각은 했다.

그러나 그게 14시간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1시간쯤 오를 때까지는 쌩쌩했다.

친구에게 맞춰가며 잠시 같이 쉬던 중에 감사하게도 등산 고인물(?) 어른 분들께 선물도 받았다.

이 귤이 너무 맛있었어서 나중에 정상 부근에서 또 만났을 때 출처를 여쭤봤는데 하나로마트라고 하셨다. 

하나로마트에서 귤을 사보는 것도 추천.

 

 

 

 

 

내 기억으로 이 위치에서는 정말 기억이 없다시피했다. 

1시간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다른 부부 일행을 만나게 됐는데 아내분이 스파르타로 도와주시겠다며 

우릴 양처럼 몰고가신 덕에 전날 음주한 숙취가 일었고 그 뒤 12시간을 컨디션 난조로..

 

전날 음주(숙취) + 생리 2일차 + 족저근막염 + 내성발톱 

ㅋ..

 

친구를 먼저 올려 보내고 겨우겨우 걸음을 잇다가 개미등에서 진지하게 하산을 고민했었다.

전부 다 나를 앞질러가고.. (정말 모두가 앞질러가는 것 같았다) 심지어는 그때 이미 하산하던 사람도 있었고

한 걸음 딛을 때마다 발이 너무 아팠고 숙취 때문인지 뭔지 여러번 휘청거렸다. 

이러다가 굴러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친구의 식량까지 내 가방에 있단 사실이 생각났다.

그래서 삼각봉 대피소에 있다는 친구에게 삼김만 건네주고 하산해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이 악물고 올라갔다.

 

삼각봉 대피소에서 먹었던 삼각김밥의 맛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밥이 들어가니 주변 경치가 보였고

조금 살 것 같단 생각이 드니 조금 더 욕심이 나더라. 

 

거기에 더해진 친구의 격려로 다시 완등을 목표로 하게 됐다. 

 

 

 

 

 

쓰고 보니 헐 이걸 누가 보나 싶긴 한데 그래도 봐줬음 좋겠답.

왜냐면 2편도 있으니까!